화자, 정서와 태도(대상과의 거리,어조)
지난번에는 화자의 정서 표현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대상과의 거리와 어조에 대해 알아보자.
네번째, 대상과의 거리와 어조
먼저, 대상과의 거리, '시적 거리감'을 알아보자.
시적 거리감이란, 시 속에서 화자와 대상 혹은, 화자와 상황간의 거리를 뜻한다.
시적 거리감이 가까운 경우는, 화자가 대상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경우인데,
화자와 시적 거리감이 가까운 경우의 표현에는, 예찬, 사랑과 애정, 감정이입, 가까워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표현들의 의미를 말하자면,
-> 예찬 : 화자가 시적 대상의 훌륭함 혹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예로 자연예찬이 있다.
-> 사랑과 애정 : 화자가 대상에게 사랑을 느끼거나, 애정 어린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 감정이입 : 앞서 정서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화자 자신의 감정을 시적 대상에 이입 시키는것이다.
-> 가까워지고자 하는 마음 : 화자가 시적 대상과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가까워 지고자 하는 태도이다.
반대로, 시적 거리감이 먼 경우는, 화자가 대상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경우로,
미움과 증오, 원망, 그리움, 단절, 대조적인 처지가 있다. 각 표현들의 의미를 알아보자.
-> 미움과 증오 : 화자가 대상을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마음이다.
-> 원망 : 화자가 어떤 것에 대해 시 속의 대상에게 불평하고 탓하는 것이다.
-> 그리움 : 화자가 시적 대상을 만나지 못할 때 생기는 정서이다.
-> 단절 : 화자가 물리적이거나 심리적인 원인으로 인해 시적 대상과 분리 된 것을 의미한다.
-> 대조적인 처지 : 시적 대상의 처지와 화자의 처지가 반대되어 시적 대상과 화자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긍정적일때와 부정적일때의 시적 거리감을 알아보았는데, 그럼 화자가 시적 대상에게 친밀감도, 미움도 느끼지 않는 상태면 시적 거리감은 어떻게 될까?
답은 간단하다. 화자가 시적 대상에게 긍정적, 혹은 ,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을때. 즉, 화자가 시적 대상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을때 화자와 대상간의 시적 거리감이 절제 되었다고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화자의 어조에 대해서 알아보자.
화자의 어조란?
어조는 시에서 화자의 상황과 태도에 따라 드러나는 특징적인 말투이다.
-> 시에서 화자의 어조는 쭉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지만, 보통은 화자의 정서와 태도가 변함에 따라 어조도 함께 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조의 종류는 무엇이 있을까?
-> 독백체 : 시 속에서 화자 혼자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ex)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 격정을 인내한 /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 (중략)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 머지않아 열매 맺는 / 가을을 향하여 //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 이형기, <낙화>
=> 이 시에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와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라는 구절이 독백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말을 건네는 방식 : 시 속에서 화자가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방식이다.
ex)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 한용운, < 나룻배와 행인 >
=> 나룻배와 행인의 시를 보면, 화자가 청자에게 말을 거는, 말을 건네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대화체 : 다른 화자와 말을 주고 받는 방식이다.
-> 영탄적 어조 : 감탄의 형식이나 감탄사 등을 활용하여 감정을 강하게 나타내는 어조이다.
ex) 위의 이형기, <낙화>에서도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는 구절에서 영탄적 어조가 쓰였고,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러 갔구나!
- 정지용, < 유리창 >
=> 정지용의 <유리창>에서도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러 갔구나!' 구절에서, 영탄적 표현이 쓰였음을 알 수 있다.
-> 담담한 어조 : 화자의 감정을 절제하여 표현하는 어조이다.
-> 단정적(단호한)어조 : 딱 잘라 판단하거나, 분명한 결정을 나타내는 어조이다.
ex) 모든 산맥들이 /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 이육사, < 광야 >
=> 위의 시에서 '~ 못하였으리라.' 와 '~ 길을 열었다.' 에서 단정적 어조 사용을 확인 할 수 있고, 추가로 '모든 산맥들이~' 구절에서 의인법이 쓰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 애상적 어조 : 슬퍼하거나 가슴아파하는 정서를 나타내는 어조이다.
-> 격정적 어조 : 화자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격렬하게 표현하는 어조로, 담담한 어조와 반대되는 어조이다.
ex)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김소월, <초혼>
=> 이 시에서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인한 화자의 슬픔과 절규를 격정적 어조를 사용해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시에서 어조를 구별하면서 분석하면, 화자의 정서나 태도를 유추할 수 있고, 화자가 강조하는 시의 주제 그리고, 나아가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 할 수 있다.